불확실성의 미학: 롱한의 ‘No Know’ 이스케이프룸 디자인

미완성의 공간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몰입과 상호작용

‘No Know’는 시안 용닝리 쇼핑지하상가에 위치한 스크립트 머더 이스케이프룸으로, 불확실성과 미완성의 미학을 통해 기존의 실내 디자인과 차별화된 몰입 경험을 선사한다. 이 프로젝트는 불교의 사유와 게임적 요소를 결합해, 표면 아래 숨겨진 진실을 탐구하는 공간적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롱한(Rong Han)이 설계한 ‘No Know’는 스크립트 머더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불교의 “나, 타인, 생명, 시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가르침처럼, 이 공간은 외형 너머의 본질을 탐구하도록 유도한다. 디자이너는 미완성의 벽과 해체된 구조를 그대로 남겨두어, 방문자가 각기 다른 순간마다 새로운 공간적 감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접근은 공간이 끊임없이 창조되고 변화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No Know’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테마의 방과 원형을 살린 마감 방식이다. 총 10개의 방은 공화국 시대, 중국풍, 미래지향적, 미니멀 인스 등 각기 다른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다. 복잡한 시공 대신, 기존 구조물의 노출된 벽과 거친 석고 마감이 공간의 본질적인 질감을 드러낸다. 특정 조명 아래 드러나는 투박한 벽면은 플레이어에게 미스터리와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공용 공간의 프런트 데스크 역시 미완성 상태로 남겨져, 기다리는 동안 플레이어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2미터로 좁게 설계된 복도는 이용자들이 비껴 지나가며 우연한 만남과 상호작용을 유도한다. 이러한 공간적 장치는 게임의 규칙과 몰입감을 실내 디자인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결과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존 건물의 계단을 보존한 점이다. 지하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이 계단은 해체 과정에서 남겨져, 공간 전체의 중심이자 역동성을 상징하는 요소가 되었다. 미완성의 계단은 공간에 고유한 상승감을 부여하며, 플레이어의 동선을 유연하게 이끈다.

‘No Know’의 설계는 단순한 게임 공간을 넘어, 사용자의 상호작용과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기적 공간을 지향한다. 롱한은 스크립트 머더 게임의 열정적인 플레이어로서, 게임의 규칙과 몰입 요소를 디자인에 자연스럽게 반영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5년 A' 디자인 어워드 인테리어 부문 브론즈상을 수상하며, 창의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No Know’는 미완성의 미학과 게임적 상호작용을 결합해, 기존 이스케이프룸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몰입 경험을 제시한다. 공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이 실험적 디자인은, 예술과 혁신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프로젝트 세부 사항 및 크레딧

프로젝트 디자이너: Rong Han
이미지 크레딧: Shanxi Shanye Architectural Design Co., Ltd
프로젝트 팀 구성원: Han Rong
프로젝트 이름: No Know
프로젝트 클라이언트: Rong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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