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신비를 담은 ‘Life Science Code’ 기념비적 설치미술

인간 유전체와 자연의 기억이 만나는 예술적 혁신 공간

‘Life Science Code’는 인간 유전체의 서열을 모티브로 삼아, 생명과학이 가진 신비와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다카하시 타쿠미는 이 작품을 통해 약물 개발의 기반이 되는 유전체 분석 과정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기념비의 패턴은 인간의 진화와 본질, 그리고 시간에 축적된 기억을 상징하며, 생명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드러낸다. 주가이 제약의 라이프 사이언스 파크에 설치된 이 작품은,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 기념비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 DNA에 새겨진 다양한 기억을 집약했다는 점이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와 인간의 손길로 만들어진 소재가 조화를 이루며, 생명과학의 본질과 잠재력을 표현한다. 고대 석재, 지역 식물, 토종 나무, 약초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었으며, 투명한 석재로 제작된 기단은 생명의 근원인 물을 연상시키고, 내부 조명으로 유전체의 다채로운 표현을 강조한다. 이러한 소재의 조합은 자연과 과학,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미적 경험을 제공한다.

제작 과정에서는 지속가능성과 순환성을 중시했다. 목재와 금속의 잔재를 재활용하여 가구와 구조물로 재탄생시켰으며, 자연·기술·문화의 기억을 한데 모아 미래 세대를 위한 기록물로 남겼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기억들이 한 공간에 배치되며, 관람객에게 지속가능성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이는 예술과 환경,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결합된 현대적 설치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Life Science Code’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관람객의 참여와 해석을 유도하는 상호작용적 공간이다. 연구자들은 이 기념비를 바라보며 자연, 기술, 문화가 어우러진 풍경에서 영감을 얻는다. 관람객의 모습이 작품에 반영되면서, 현재의 순간과 다양한 기억이 공존하는 상징적 의미를 더한다. 이 작품은 인간의 유전체가 우리 안에 존재함을 상기시키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2024년 5월, 일본 가나가와현 도쓰카에 위치한 주가이 제약의 신연구소에서 완공된 이 프로젝트는, 생명과학의 미지와 연구자들의 도전을 예술로 응원한다. ‘Life Science Code’는 플래티넘 A'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며, 예술·과학·디자인·기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세계적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이 기념비는 생명과학의 신비와 인간의 기억을 담아, 시대를 대표하는 미학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한다.

‘Life Science Code’는 인간 DNA에 담긴 지구의 유산과 일본의 장인정신, 그리고 과학의 미래를 하나로 엮는다. 이 기념비를 통해 생명과학의 근원적 신비와 인간의 창조성이 만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예술과 과학이 융합된 이 공간은, 연구자와 관람객 모두에게 새로운 영감과 사색의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