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카 리야드 로스터리는 극장 구조를 모티브로, 무대와 관객석의 관계를 카페 공간에 적용했다. 무대 역할을 하는 로스팅 머신은 매장 뒤편에 설치되어 있으며, 이를 둘러싼 아라비카의 상징적인 빈 셀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방 카운터는 오케스트라 피트처럼 무대 앞에 배치되어, 바리스타의 움직임과 소리가 매장 전체에 울려 퍼진다. 이러한 공간 설계는 방문객이 커피 제조 과정을 가까이에서 관람하며, 마치 공연을 감상하듯 몰입하게 한다.
이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좌석 배치와 공간의 다양성이다. 무대 앞 바닥은 낮추고, 상부에는 좌석을 배치해 대부분의 자리에서 무대를 조망할 수 있다. 천장고가 낮은 아늑한 공간과 탁 트인 아트리움이 공존하며, 입구 계단은 외부에서도 무대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로써 방문 전부터 기대감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고객을 매장 안으로 이끈다.
인테리어는 아라비카 브랜드의 상징인 화이트 컬러를 바탕으로, 인조 대리석, 벽돌, 타공 금속, 평면 도장 등 다양한 질감으로 깊이감을 더했다. 바닥은 에폭시 수지로 마감해 매끄럽고 청결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아트리움 천장에는 간접 조명을 설치해, 타공 금속을 통해 자연광처럼 부드럽게 빛이 퍼지도록 했다.
좌석은 바리스타의 퍼포먼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벤치석, 무대와 주방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박스석, 1층과 2층의 다양한 시야를 제공하는 카운터석 등으로 구성됐다. 창가의 4인석은 주방의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아늑함을 더한다. 사우디 현지 문화와 이용자 특성을 반영해, 남녀 간 거리감을 고려한 시어 커튼, 전통 의상에서도 편안한 가구, 개인 정비를 위한 거울 등이 설치됐다.
좌석별 시야 확보와 동선 설계는 도면과 렌더링을 반복 검증하며 완성됐다. 입구 계단과 주방 주변의 바닥 높이 차이를 활용해, 매장 안팎의 시야와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고려했다. 프로젝트는 2019년 현장 방문과 리서치에서 시작해,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공사를 거쳐 2022년 5월 오픈했다.
아라비카 리야드 로스터리는 2025년 A' 디자인 어워드 플래티넘을 수상하며, 공간 디자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이 카페는 예술, 디자인, 기술의 경계를 확장하며, 커피 한 잔에 담긴 이야기를 극장처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프로젝트 디자이너: Jun Watanabe
이미지 크레딧: Jun Watanabe
프로젝트 팀 구성원: Creative Director:Keita Aono
Designer:Jun Watanabe
프로젝트 이름: Arabica Riyadh Roastery
프로젝트 클라이언트: no.10, NOMURA Co., Ltd.